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 철학이 서양의학인 현대의학의 질병 치료에 대한 체계를 이해하고, 대체의학의 '현상학' 철학을 토대로 치료의 형태와 특성을 확인하였다. 이번 글에서는 현대의학과 대체의학이 바라보는 질병관에 대해서 철학적 요소를 감미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현대의학은 질병을 생물학적 기계의 기능 결함(고장)으로 본다. 그런데 현대의학은 그 기계의 고장의 원인을 주로 외부에서 찾는다. 여기서 현대의학의 실체론적 질병관, 즉 외부의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같은 특정 병원균이 신체 내부에 침입하여 신체의 특정 부위에 질병이 실체로 자리 잡는다는 질병관이 성립된다. 이러한 현대의학의 질병관은 병원체설이나 외인설로 특징지어진다. 질병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으므로 현대의학의 질병관은 자연과학의 객관적, 외적인 세계 고찰에 기초한다. 외부에서 적이 침입하여 병이 생긴 이상, “그 치료는 적을 제거할 약물과 백신의 형태로 된 ‘마법의 탄환 들’을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현대의학에서 치료는 화학약물이나 의료기기를 통해 적이 침입한 신체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그곳을 아예 잘라냄으로써 적을 제거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러한 인위적인 공격적 치료 방식의 대표적인 경우가 최첨단 의료 장비에 의한 외과적 수술이다. 따라서 현대의학에서의 치료의 원천은 주로 인간의 의학적 능력과 이 능력의 산물인 화학약품과 의료기기들이다.
대체의학은 병의 원인을 신체 밖의 병원체에서가 아니라 신체 내부의 환경이 악화된 데서 찾으며, 이에 그 증상이 외부로 나타난 것을 병으로 본다. 따라서 대체의학의 질병관은 현상학적 세계 고찰, 즉 자기 자신을 외부에 표현하는 내면성에 관한 순수한 내적 고찰에 기초한다. 신체 내부의 환경의 악화는 신체 밖의 병원체가 침입하여 생긴 것이 아니라 신체의 각 기능들의 균형이 깨어졌을 때 생긴다.
만성병들은 현대의학의 질병관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따라서 그것들은 수술이라는 현대의학의 외과적인 공격적 방법으로 치료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병은 수술로 제거해야 할 병원균도 없으며, 이 때문에 치료를 위해 신체의 특정한 부위를 잘라 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신체 내부의 각 기능의 불균형에 의한 내부 환경의 악화에서 질병의 원인을 찾는 대체의학의 치료방식은 “인체는 자신을 스스로 치유한다"라는 인체의 자연치유력에 의존한다.
자연치유력은 몸 밖이 아니라 몸 안에 내재한다. 따라서 그것은 세계의 외면성을 고찰하는 현대의학의 기계적 방식으로 측정될 수 없다. 자연치유력은 항상성으로 설명되는데, 항상성이란 인체가 내외적인 여러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최적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는 성격이다. 자연치유력이 몸의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그 내부 기능의 장애를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통증을 동반한 증상이 발생하는데, 이 증상은 병이 치유되는 하나의 과정이다. 따라서 병은 인체의 자연치유력이 항상성을 회복하려는 하나의 과정, 즉 자연치유력의 발로이다. 따라서 병은 자연치유력을 높이면 저절로 치료된다. 그것을 높이는 것이 대체의학의 치료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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