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설의 현상학적 접근을 통해서 계속해서 대체의학의 철학적 근거를 알아보고 있다. 그중에서 이번 글에서는 치료방식의 차이가 인체를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인체의 이중성'에 중심을 둔 후설의 철학을 이해해 보면 좋을 것이다.
후설에 의하면 인체는 이중성, 즉 “물리적 외면성과 생화하는 내면성”을 갖는다. 이에 인체는 물리적인 생리 법칙에 지배되는 물체적(외면적) 속성과 그러한 속성을 초월한 자유로운 의지적(내면적) 속성을 동시에 갖는다. 이 이중성으로 구성된 인체는 기계가 아니라 유기적 전체로서의 인격이다.
따라서 환자를 치료하자면 그의 외면과 내면이 통일된 하나의 인격 전체에 치중해야 한다. 따라서 외면에만 치중하는 현대의학의 외적인 공격적, 인위적 치료방식은 유일한 절대적 치료방식이 아니라 상대적 치료방식이다. 그러나 대체의학은 환자의 치료에서 그의 내면과 외면으로 이뤄진 인격 전체에 주목한다. 그런데 외면은 내면이 외화된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인격 전체에 주목하는 대체의학의 치료방식은 내적이다. 이 내적인 대체의학의 치료방식은 인체에 내재하는 자연치유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것을 향상시키는 치료방식이 내적인 까닭은 인체의 자연치유력의 증감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내면성의 양식을 취하는 정신적 요인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내적인 대체의학이 심신분리의 의학이 아니라 심신상관적 의학임을 알 수 있다.
" 대체의학은 심신상관적 의학이다. "
현대의학의 외적인 심신분리적 치료방식은 자연(외면)에서 정신(내면)을 추상하여 그 둘을 이분하는 자연과학의 객관적, 외적 세계 고찰에 기초하고, 대체의학의 내적인 심신상관적 치료방식은 정신과 자연을 얽혀있는 것으로 보는 현상학의 주관적, 내적 세계 고찰에 기초한다. 인체의 외적 면에만 치중하는 현대의학의 태도는 대체의학적 삶, 즉 생활세계의 인격적 삶의 한 양식이다. 이에 현대의학은 대체의학에 기초한다. 그러나 생활세계를 초월하여 객관과학의 지평에서 놀고 있는 현대의학은 그 점을 알 수 없다. 현대 의학에게 그 근원인 대체의학의 생활세계적 지평으로 귀환케 하는 것이 객관과학의 판단중지의 일종인 앞서 언급된 현대의학에 대한 현상학적-의학적 판단중지이다. 이 판단중지는 또한 현대의학에 의해 은폐된 대체의학을 주제화한다. 그러나 그것은 현대의학과 그 치료방식을 완전히 무효화하는 것이 아니다.
인체는 내외라는 이중성을 갖기 때문에 때로는 그 치료를 위해 인체의 객관화에 의한 그 외면에 주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외부의 물리적 사고로 골절되거나 장기가 파손되는 경우 현대의학의 외적 치료방식이 유리하다. 외부의 물리적 사고에 의한 외상의 치료에는 현대의학의 외적 치료방식이 강점을 갖고, 내적인 정신적-인격적 요인들, 예를 들면 생활습관이나 식습관과 관련된 질환의 치료에는 대체의학의 내적 치료 방식이 유리하다. 그러나 수술과 같은 현대의학의 외적 치료방식은 인체에 자연치유력이 있는 한에서만 가능하다. 그것이 바닥났을 때는 현대의학의 그 어떤 외적 치료도 무용하다. 따라서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는 대체의학의 내적 치료방식이 현대의학의 외적 치료방식보다 더 근본적이다. 따라서 치료의 방식과 관련해서도 대체의학은 현대의학의 기초이다.
우리는 현대의학의 외적인 치료방식은 주로 인체의 일면인 물리적 외면에 적용됨을 보았다. 그러나 현대의학은 객관과학들처럼 그 일면적, 상대적인 치료방식을 인격적인 인체 전체에 적용하는 전체화, 보편화의 오류를 범한다. 그 결과 인격적인 인체는 그것의 한 부분인 물리적 외면성에 감금되어 질식되고 병든다. 현대의학의 위기는 여기서 시작된다. 따라서 현대의학의 위기가 극복되자면 부분 안에 감금되어 질식되고 병든 전체를 부분에서 석방하여야 한다. 이러한 석방은 현대의학이 잘못된 자리, 즉 대체의학 밖에서 그 일면적, 상대적인 치료방식을 전체화, 절대화하는 일을 중지하고 전일적인 대체의학 안에 들어가서 거기서 자신에 합당한 곳에 설 때 가능하다.
현대의학이 그에 합당한 자리에 서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현대 의학의 외적 치료방식을 잠시 판단중지하고 모든 의학적 치료의 원천인 자연치유력에로 귀환하는 현상학적-의학적 판단중지이다. 그러나 그것은 앞서 언급됐듯이 현대의학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 근거와 존재 의미를 명료히 하여 전일의학 안에서 그에 합당한 자리에 서게 하여 전체화, 절대화의 오류를 범하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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